하이아웃풋클럽에서는 매달 한 분의 훌륭한 연사님을 모시고,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배운 성장 이야기를 나누는 멤버십 토크를 열고 있습니다.
4월에는 우아한형제들 ‘배민상회’의 초창기를 이끌며 사업을 연 매출 2,000억 원 규모로 성장시킨 주역이자, 지금은 ‘그란데클립’에서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동진님을 만났습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에요. 정말 중요한 건,
그걸로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하느냐죠.
동진님은 진짜 성장이란 무엇인지, 팀과 함께 일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얻은 인사이트를 진심을 담아 들려주셨는데요.
그날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한 편에 담아 소개합니다.
Q1. ‘프로페셔널 잡부’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습니다. 커리어 초반엔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셨고, 그 경험이 어떻게 성장으로 이어졌나요?

처음엔 약간 자조적인 의미로 썼던 말이지만, 지금은 ‘프로페셔널 잡부’라는 정체성을 꽤 마음에 들어 합니다. 말 그대로 ‘잡다한 일을 하는 사람’처럼 들리지만, 제 나름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몸담고 있던 서비스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일이라면 뭐든지 해왔던 사람.
처음엔 막연하게 IT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지, 기술적인 준비는 부족했어요.
우아한형제들에 인턴으로 들어갔을 땐 전략기획실에서 김봉진 대표님이 궁금해하시는 걸 대신 조사하거나, 숫자 정리 같은 실무적인 일을 했습니다.
딱히 어떤 직무로 저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 모든 경험이 결국 ‘일을 되게 만드는 사람’이 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해요.
Q2. 배민상회 신사업을 시작하셨을 때는 관련 경험이 거의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사업을 배우고 키워나가셨나요? 특히 초기 MVP 검증 방식이 궁금합니다.

저 포함 팀원 4명 모두 포장재나 식자재 관련 경험이 전혀 없었어요. 다만 IT에는 익숙했죠.
식자재 전문가들은 많았지만, 기술에 능숙한 분들은 드물었고, 두 분야를 모두 아는 사람은 더 없었어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빨리 배우면, 시장에 없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겠다.
그래서 정말 바닥부터 시작했어요.
- 개발자 없이 시작: 개발자 지원이 없어서 전단지를 만들어 사장님들께 돌리고, 주문은 전화로 받아 엑셀에 일일이 적었습니다. 홈페이지도 없이 말이죠. 기술은 수단일 뿐, 목적은 아니었거든요. 중요한 건 사장님 입장에서 ‘싸고, 편하게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느냐’였어요.
- 현장에서 배우기: 방산시장에 매주 가서 배우고, 하루에 5~60명의 사장님들께 직접 전화를 걸어 불편한 점이나 바라는 점을 여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개인정보 이슈로 쉽지 않은 방식이지만, 당시엔 간절했죠.)
- 직접 만든 웹사이트: 개발 지원이 계속 안 돼서, 고도몰을 활용해 허술하긴 해도 온라인 사이트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HTML을 조금 볼 줄 아는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이런 과정을 거치며, 단순한 검정 봉투가 아니라 가게 브랜딩을 돕는 디자인 포장재, 운영을 편하게 해주는 스티커 롤처럼 사장님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차별화된 가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Q3. 사업 초기에 겪었던 경험 중, 지금 돌아보면 절대 하지 않을 실수와 그럼에도 꼭 다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절대 하지 않을 실수는 '현장을 제대로 보지 않고 결정했던 것'이에요.
배민상회 TF 시절, 사장님들이 주문하시는 다양한 포장재(종이봉투, 비닐봉지 등)를 한데 모아 합배송하면 편리할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각기 다른 제조사의 제품들을 10억 원어치 사들여 물류창고에 쌓아두고 보내주자는 결정을 내렸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용기 하나도 기본 판매 단위가 500개씩 되어 부피가 엄청났고, 제품 특성상 애초에 합배송이 어려운 상품들이었습니다. 결국 물류비 부담으로 도저히 손익이 나지 않는 구조였죠.
그때 '가게에서 한번 주문만 해봤거나, 10억 발주 넣기 전에 제조사 공장만 한번 가봤어도' 이런 실수는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저뿐만 아니라 함께 일했던 누구도 그 생각을 못 했어요. 정말 '반 걸음'만 현장에 더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이런 허접한 실수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요.
반대로 꼭 다시 하고 싶은 것은 '믿을 만한 동료를 꾸리는 것'입니다.
그때 함께 했던 동료 중에는 평생 같이 창업하고 싶은 사람을 만났거든요. 서로 힘든 시기에 의지가 되고, 각자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은 아이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4. 리더십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현재 생각하는 리더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예전엔 리더는 모든 걸 알고, 수트를 멋지게 입고, 카리스마 있게 팀을 끌고 가는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제 성격엔 안 맞는다고 여겼죠. 그런데 배민상회에서 전환점이 왔습니다.
제가 강하게 주장했던 홍보 스티커보다, 동료 디자이너가 제안한 사장님들이 손글씨로 메시지를 쓸 필요 없게 해주는 스티커가 무려 10배나 더 팔렸거든요.
그때 느꼈어요.
내가 잘하는 것과 동료가 잘하는 건 다르다.
리더는 내가 옳은 게 아니라, 팀이 옳고,
팀이 성과를 내도록 돕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걸요.
그래서 지금 생각하는 리더란,
- 동료들의 강점을 더 잘 보이게 도와주는 사람,
- 모든 해답을 주진 못해도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전하는 사람,
- 서로 약점을 편하게 드러낼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Q5. 일을 동료에게 위임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요?

과거에 경험이 거의 없던 동료에게 갑자기 10명 규모의 팀을 맡긴 적이 있어요.
그분은 매일 출근길이 부담스럽고 긴장됐다고 하더라고요. 이 경험을 통해 ‘통 크게 맡긴 위임’보다 ‘생각이 담긴 위임’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시험은 부족한 과목을 보완해야 점수가 오르지만, 일은 다릅니다.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전체 성과를 더 크게 만듭니다.
Q6. 신사업 아이템을 선택하거나 검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 기회를 발견하는 눈: 사람들이 ‘사양 산업’이라 말하는 곳에도 기회는 숨어 있습니다. 배민상회도 그랬고요. 오래된 산업일수록 구조가 단단하니 오히려 변화의 여지가 큽니다.
- 내가 잘할 수 있는가?: 아무리 시장에 문제가 있어도, 내가 그 문제를 잘 풀 수 있을지 냉정하게 봅니다.
- 빠르고 가벼운 검증: 진짜 통하는 아이디어는 MVP 하나만으로도 반응이 옵니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보다, 핵심 가치를 빠르게 실험해보는 게 중요해요. 특히 처음 해보는 시장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Q7. 자신을 ‘명사’가 아닌 ‘동사’로 정의하신다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한때 ‘나는 기획자인가? 디자이너인가? 경영자인가?’처럼 명사로 저를 정의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딱 맞는 말이 없어서 늘 불안했어요.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문제를 찾아내고, 그걸 빠르게 배우고 해결하려는 사람”
즉 ‘일을 되게 만드는 사람'이라고요.
이렇게 저를 동사처럼 정의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맡은 일이 바뀌어도,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는 변하지 않으니까요.
Q8. 마지막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거나 스스로의 일을 만들어가려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1) 문제 정의의 힘
앞으로는 어떤 문제를 ‘푸는가’보다,
어떤 문제를 ‘정의’하는가가 더 중요해질 거예요.
기술은 점점 좋아지지만,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할지’는 사람이 결정해야 하니까요.
2) 의사결정을 미루지 말기
김봉진 대표님이 늘 강조하시던 말이 있어요. “틀린 결정도, 안 하는 것보단 낫다. 결정했다면, 그것을 옳은 결정으로 만들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3) 꿈의 방향과 크기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대체할 수 없는 건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와 ‘크고 선명한 꿈’입니다.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가 분명해야,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할지도 보이거든요.
일을 되게 만드는 사람,
동진님이 전해주신 인사이트 요약

1) 커리어는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 어릴 적 경험이나 관심사가 향후 커리어 방향을 만들 수 있음.
-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막연한 동경도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 빠르게 배우고 실행하면 업계를 뒤흔들 수 있다
- 경험이 없어도 빠르게 학습하고 실행하면 기존 시장의 룰을 바꿀 수 있다.
- ‘전단지 제작부터 시작’한 점에서 보듯, 초기에는 완벽보다 실행력이 중요하다.
3) 좋은 리더는 ‘통제’보다 ‘안정감’을 준다
- 리더십은 카리스마보다 팀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문제 해결을 돕는 역할이다.
-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리더십을 정의하라”는 조언은 초보 리더들에게 특히 중요.
4) 강점을 활용하는 팀워크가 성과를 만든다
- “내가 다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동료의 강점을 인정하고 위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 작은 아이디어(사장님 손글씨 스티커)가 큰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말 것.
5) 문제를 푸는 사람보다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이 되라
- 기술은 넘쳐나지만, 어떤 문제를 푸는 게 맞는지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해진다.
- 일을 하면서도 항상 “이게 진짜 중요한 문제인가?“를 되묻는 태도가 필요하다.
6) 아이템보다 중요한 건 ‘사람’
- 함께 일할 동료의 신뢰와 합이 사업의 성공을 좌우한다.
- 실제로 바이오리듬이 다르기에 서로 서로의 컨디션을 보완하며 버틸 수 있는 팀이 중요하다.
7) 현장은 모든 것을 말해준다
- 책상보다 현장에서 더 많이 배운다. 반드시 눈으로 확인하고 부딪혀볼 것.
결국 동진님이 전하는 메시지의 중심에는 멈추지 않는 배움, 현장에서 부딪히며 실행하는 힘, 그리고 사람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습니다.
이 세 가지 태도가 바로, ‘일을 되게 만드는 사람’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되게 만드는’ 멋진 여정을 이어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하이아웃풋클럽은 이동진님과 같은 탁월한 리더들을 만나고 인사이트를 생생하게 직접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1인 사업가, 브랜드 오너, 프리랜서 등 각자의 분야에서 열정을 쏟는 멤버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전략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어요.
혼자서는 막막하기만 했던 창업과 성장의 여정도, 이곳에서는 의미 있는 배움의 과정이 됩니다. 탁월한 환경에서 탁월한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면, 지금 하이아웃풋클럽으로 함께 하세요!
하이아웃풋클럽 : 결국 해내는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

- 하이아웃풋클럽은 인스타그램 기반 1인 기업가, 브랜드 오너, 프리랜서, 예비창업가 등 '내 것'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성장을 돕는 100% 온라인 교육 & 피어러닝 커뮤니티입니다.
- 하이아웃풋클럽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유튜브 비즈까페(BZCF) 주인장이 말하는 좋은 콘텐츠 / BZCF
- 매출 0원에서 150억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던 차별화 전략 / 리필드 정근식 대표님
- 하루 만에 매출 10배 뛴 스몰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 / 요헤미티 이재선 대표님
- ‘실패는 나침반이다’ 저자 한기용님과의 북토크 / 한기용 리더님
- 33분기 연속 성장! 회사 규모를 14배 키울 수 있었던 비결 / 고운세상코스메틱 이주호 대표님
- 웨이브 엔터 대표 타일러가 말하는 스타트업 마인드셋 / 웨이브 엔터 타일러 대표님
-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창업, 110억 시리즈 투자를 받기까지 / 해피문데이 김도진 대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