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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C 멤버십 토크 · · 45 min read

연 매출 600억, 세터(SATUR) 손호철 대표가 말하는 브랜드 성장의 기준

연 매출 600억 브랜드 세터(SATUR) 손호철 대표가 말하는 브랜드 성장의 기준. 0→1, 1→10을 반복 가능하게 만든 사고방식과 의사결정 구조를 전합니다.

연 매출 600억, 세터(SATUR) 손호철 대표가 말하는 브랜드 성장의 기준

브랜드를 시작하는 사람도, 이미 운영 중인 사람도 한 번쯤은 이런 질문 앞에 멈춥니다.

이번 멤버십 토크에서는 그 질문에 결과로 증명한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듣습니다.

패션 브랜드 세터(SATUR)를 연 매출을 600억 원까지 5년 만에 만들어낸 손호철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현재, 손호철 대표님은 세터(SATUR) 대표직을 내려두고, 현재 새로운 뷰티 브랜드의 0 → 1을 다시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다면, 한 번 성공을 만든 대표는
두 번째 브랜드를 어떻게 시작하고 있을까요?

이번 멤버십 토크에서는 그 질문의 생각 과정과 선택의 기준을 나눕니다.

💡
이런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 브랜드의 0 → 1, 1 → 10 과정이 궁금하신 분
-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궁금하신 분
- 연 매출 600억을 만든 대표의 사고방식과 결정 기준이 궁금하신 분
- 내 브랜드를 제대로 키워보고 싶으신 분

Q. 세터(SATUR) 창업 전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하이아웃풋클럽 멤버십 토크 - SATUR 손호철님

처음엔 패션 디자인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디자인 일을 하다가 좀 더 자유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희 집이 넉넉한 형편은 아니어서 무조건 돈을 벌어야 했죠. 그래서 프리랜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때 한국에서는 무신사, W컨셉, 29CM, 스타일쉐어 같은 의류 플랫폼들이 급성장하고 있었어요. 저는 직장 생활을 막 끝낸 상태였고, 플랫폼들이 막 커지는 시기라 내부 디자이너를 직접 고용하는 데는 부담을 느끼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소문이 났는지, 저한테 브랜드 기획부터 제작, 납품까지 통째로 맡기는 일이 생겼어요.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만들어서 납품하는 일을 엄청 많이 했습니다. 남의 돈으로 정말 말 그대로 미친 듯이 브랜드를 만들어볼 수 있었던 첫 커리어였어요. 당시엔 ‘커머스’라는 말도 흔하지 않았는데, 다양한 방식의 커머스와 브랜드 비즈니스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게 제 첫 사업이었고, 27살쯤엔 1년에 80억 원 정도 매출을 B2B로 달성했어요.

정말 잘 됐죠.

그런데 28~29살 무렵엔 한 번 크게 실패했어요. 도박 같은 건 아니고요, 의류 공장 두 곳을 인수했는데… 제가 그걸 관리할 줄 몰랐던 겁니다.

Q. 공장 실패 이후 어떻게 다시 일어서셨나요?

경공업은 실제로 ‘기술’이 필요한 산업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기술이 꼭 손재주나 기계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 ‘사람 관리’가 굉장히 중요해요. 그런데 27~28살짜리 청년이 공장 직원 80명을 어떻게 제대로 이끌 수 있었겠어요. 결국엔 공장 운영에 실패하고 많은 빚을 지게 됐죠.

그때 “이대로 있으면 평생 이 빚 못 갚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내가 제일 잘하는 걸로 다시 돈을 벌어야겠다고 결심했고, 하필 제가 제일 잘하는 게 브랜드 만드는 일이었으니, 그렇게 세터(SATUR)를 창업하게 됐어요.

세터는 지금까지 약 6년 정도 운영했고, 저는 5~6년 차 무렵에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올해 세터는 약 1,950억 원의 매출로 마무리될 것 같고, 내년에는 아무리 못해도 1,500억 원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회사입니다.

Q.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퇴사한 가장 큰 이유는, 막상 회사에 나가도 제가 할 일이 거의 없더라고요.

사무실이 15층에 있었는데, 3~4일 동안 저를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출근하고 퇴근할 때, 혹은 중간에 보고 나올 때 빼고는요. 저는 일을 다 위임하는 스타일이라… 제가 사무실에 있어도 아무도 저를 찾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그래서 괜히 사람 만나고, 괜히 운동하고, 괜히 상권 돌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 여기서는 내가 할 일이 정말 없구나”라는 확신이 들었고, 다른 걸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제가 관심을 갖게 된 분야가 뷰티였습니다.

하이아웃풋클럽 멤버십 토크 - SATUR 손호철님

Part 1. 세터(SATUR) 퇴사 이후 뷰티 브랜드 창업까지

Q. 새로운 카테고리에 도전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 세 가지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왜 뷰티(화장품)였는지도 궁금합니다.

제가 이전 회사에서 새로운 카테고리에 도전했던 경험이 두 번 있습니다.

하나는 F&B(음식 관련 사업)였고, 하나는 아이웨어(안경류)였어요.

F&B는 완전히 망했고요. 오픈하고 두 달 만에 접었습니다. 반면에 아이웨어는 충분히 검토하고 준비해서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어요.

신규 사업을 시작할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세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수익 구조입니다.

두 번째는 인프라 기반이 얼마나 갖춰진 산업인가입니다.

세 번째는 채용입니다.

Q. 그럼 F&B 사업이 안 맞는다는 걸 5~6개월 만에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앞서 말한 세 가지 중 어떤 부분이 안 맞았나요?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수익 구조였습니다.

세터에서는 한 명의 고객이 들어오면 평균 13만 8천 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했어요.그런데 카페에서 커피 두 잔 팔면 8천 원, 디저트 하나 더 팔아도 1만 3천 원 정도잖아요.

같은 돈을 써서 마케팅을 했을 때, 옷을 파는 게 훨씬 효율적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인재 채용도 그 당시엔 제가 잘 못한 것 같아요.

기획자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누군가는 브랜드의 지속성을 고려해 설계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취향과 감각에 집중해서 기획하거든요. 그때는 그 취향이 성공할 거라고 저도 믿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판단이 조금 짧았던 것 같습니다.

한발 물러서서 보면, “과연 이게 실효성 있는 경쟁력인가?”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어요.

그래서 빠르게 접었습니다.

하이아웃풋클럽 멤버십 토크 - SATUR 손호철님

Q. 반면, 지금 새로 도전하고 있는 뷰티 사업은 이 세 가지 기준에 다 부합한다고 판단하신 건가요?

네, 화장품은 해볼 만한 수익 구조를 갖고 있어요.

올리브영 같은 플랫폼 얘기도 많이 나오지만, 실제로 해외 시장에서 수익이 굉장히 잘 나고 있어서 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봤습니다.

소비재(자주 쓰는 제품) 중에서도 수익률이 높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채용 문제는 결국 저의 역량과 비용 문제라고 봐요.

좋은 인재를 못 구했다면, 내가 좋은 대우를 안 해줬거나, 혹은 내가 리더십이 부족했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이 부분은 계속 점검하고 있어요.

그리고 인프라 측면에서는, 화장품은 기존 강자들이 압도적인 우위를 갖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아누아, 토리든, 아비브 같은 브랜드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됐죠.

이 시장은 3~5년마다 판도가 크게 바뀌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아주 높은 시장은 아닙니다. 간단히 말하면, “냉장고 만들래? 커피 만들래?” 하면 대부분 커피가 쉽다고 느끼잖아요.

뷰티도 마찬가지예요. 진입장벽이 낮고, 소비자 반응 속도가 빠른 시장이라서 도전해볼 만하다고 판단했습니다.

Q. 그렇다면 패션은 어떨까요? 인프라 측면에서 봤을 때 패션 시장은 어떤 구조인가요?

패션은 진입장벽은 낮지만, 글로벌 진출의 장벽은 아주 높습니다.

누군가는 “글로벌 진출하면 시장이 크지 않느냐”라고 말하겠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은 ‘제품’이 수출되는 시장이에요. 하지만 패션은 ‘브랜드’가 수출돼야 하고,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가 생겨야 진출했다고 볼 수 있거든요.

수출의 구조가 완전히 다른 거죠.

SATUR, Harajuku세터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 일본 하라주쿠점

저희도 일본 하라주쿠에 매장을 열었는데, 2019년에 시작한 프로젝트가 2024년에야 오픈했습니다.

준비하는 데만 5년이 걸린 셈이죠.

앞으로 5~7년 동안 브랜드 확장기를 겪게 될 텐데, 그 사이에 화장품 브랜드는 30개국 진출도 가능하겠죠. 패션 브랜드가 그 속도를 따라가긴 어렵습니다.

Q. 첫 번째 화장품 제품으로 ‘미스트’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뷰티 분야에 도전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다른 대표님 때문이에요.

어느 날 갑자기 의류를 그만두고 뷰티를 엄청 재밌게 하시더라고요. “아, 저게 창업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고, ‘나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기초 화장품에 대해 물어보셨는데, 저는 로션만 바르던 사람이었거든요.

공부를 해보니 토너, 세럼, 에센스, 수분크림처럼 기초 라인업이 있더라고요.

그 중에서 브랜드 입장에서는 토너나 미스트처럼 소비자가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 초기 진입에 더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의류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브랜드에서 코트 살래, 티셔츠 살래?” 하면 대부분 티셔츠를 먼저 삽니다. 모자나 티셔츠처럼 가볍게 입문할 수 있는 아이템이 훨씬 유리해요.

그런 개념에서 미스트를 시작으로 선택했습니다.


Part 2. 초기 조직 구성과 마케팅 전략

Q.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하면서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세우셨나요? 타깃, 채널, 노출 우선순위는 어떻게 결정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카테고리마다 접근법은 달라야 합니다.

제가 원래 패션 쪽에서 일했기 때문에 그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새로운 브랜드가 시장에 알려질 때, 관심이 많은 사람들부터 인지하게 돼요.

이런 사람들을 ‘고관심자’라고 부르는데, 패션에서는 보통 디자인적인 요소에 민감한 사람들이죠. 그 사람들이 먼저 보고, 평가하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브랜드가 커집니다.

그럼 뷰티는 어떨까?

이 시장은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토너 하나만 봐도 그래요.

토너 바르는 사람은 패드도 쓰고, 세럼도 비교하고, “이거 나랑 안 맞나?” 싶으면 다른 제품을 금방 써봐요. 그래서 품질 차이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판매 방식과 마케팅이 더 중요해지는 시장이라고 봤어요.

특히 한국은 제조 기술이 워낙 좋아서, 기본적인 품질은 다들 괜찮습니다.

그럼 결국 ‘누가 더 잘 보여주느냐’, ‘누가 더 잘 팔 수 있느냐’ 싸움이 되는 거죠.

그래서 초기에 조직 구성을 ‘제품 개발팀’보다 ‘영업·마케팅팀’ 중심으로 가져갔어요. 상품이 몇 번 망해도, 마케팅 조직이 강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결국엔 영업력이 있는 브랜드가 유리한 시장이라고 판단했습니다.

Q. 누구나 쉽게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인데, 왜 그렇게 큰 자금을 확보하려고 하셨나요?

이번 사업의 목표는 아주 분명했습어요.

과거의 저를 넘어서는 것, 그 한 가지였어요.

숫자를 더 키우겠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제가 그동안 해왔던 선택과 성과를 스스로 다시 넘어보고 싶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패션 브랜드로 아시아 6개 나라까지 나가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지금의 대표님들은 거래 규모가 2천억, 3천억, 많게는 1조까지도 만들어 가고 있죠.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세대에게도 아직 기회가 많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에는 뷰티라는 분야에서 제대로 한 번 도전해 보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다만 이건 천천히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어요.

처음 3년에서 5년은 정말 속도를 내야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에 안 되면 내 인생은 실패다”라고 느낄 만큼 각오가 컸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고, 망설이지 않고 빠르게 가보자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대로 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Q. 그럼 투자자들은 어떤 점을 보고 믿고 투자한 걸까요?

한 투자자 분이 하셨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쫄지 않아서 좋았다.”

그날 제가 브랜드도 없이, 아직 아무것도 안 갖춘 상태에서 대담하게 사업 방향을 말했는데,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별로 불편한 기색 없이 이야기하는 게 인상 깊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투자 결정의 이유였다고 들었습니다.

Q. 그렇게 쫄지 않을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사실 저도 특별한 건 없어요. 다만 저는 항상 ‘모르면 모른다, 알면 안다’고 말하는 스타일이에요.

자의식 과잉이 되지 않도록 하고, 쫄리면 그냥 “쫄린다”고 말하고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큰 이유인 것 같아요. 실패하면 다시 하면 되지, 이런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중간에 포기하거나, 허세(블러핑) 부리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Q. 정말 위기의 순간일 때도 그 태도를 유지하셨나요?

솔직히 말하면, 쫄린 적은 당연히 있었죠.

그런데 저는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헤쳐 나갈지를 먼저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때 자금이 묶여서 위기가 왔을 때, 거래처 대표님들께 상황을 솔직히 공유드렸어요. 그리고 도움을 요청했죠.

다행히도 그분들이 믿어주셨고, 그때의 신뢰는 아직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움을 받았다”라기보다는, 상황을 감추지 않고 말하고, 합리적으로 협조를 구했던 것 같아요.

그게 위기를 넘긴 핵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Part 3. 런칭 4개월, 100억 매출 그리고 시장의 흐름

Q. 세터는 “토요일을 사랑하는 브랜드”이라는 슬로건을 세계관처럼 전개했는데요. 브랜드 철학을 실제 제품이나 운영에 어떻게 연결하셨나요?

[세터업] 매거진 내용 중

브랜드 세계관은 단순히 슬로건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패션에서 TPO(Time·Place·Occasion)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았고, 그걸 기반으로 브랜드 세계관을 실체화하려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엔 서핑 판초 같은 리조트 캐주얼 아이템으로 시작했습니다.

와디즈에서 판매하면서 유저 기반도 확보했고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돈이 없었기 때문에, 유저를 잘 아는 시장에서부터 시작한 거예요.

그러다가 양양, 속초의 서핑 고객들이 겨울에 입을 수 있는 옷, 도심에서도 입을 수 있는 캐주얼한 스타일로 제품이 진화했고, 그게 바로 “도시형 리조트 캐주얼”이라는 세계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토요일의 여유’, ‘도심 속의 휴식’ 같은 무드는 자연스럽게 제품, 룩북, 콘텐츠까지 확장됐고, TPO와 유니버스를 갖춘 브랜드로 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Q. 세터(SATUR) 브랜드 런칭 4개월 만에 100억 매출을 달성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초반에 그렇게 빠르게 성과를 낸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제가 브랜드를 런칭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가장 먼저 일어난 변화는, 오프라인에 있던 모든 거래액이 온라인으로 몰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에 유동성도 풍부해졌고, 돈도 많이 풀렸죠. 그 덕분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던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강남 신세계 백화점의 연간 거래액이 3조 원, 롯데월드몰은 2.8조 원 정도예요. 이 두 건물만 해도 합쳐서 5.8조 원 규모의 매출을 냅니다.

그런 대형 유통 매장이 전국에 100개 넘게 있는데, 당시엔 대부분 문을 닫았으니 그 매출이 전부 온라인으로 흘러들어온 셈이죠.

이 시장의 변화를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차렸고, 바로 온라인에 모든 걸 걸고 풀베팅했습니다.

그래서 100억 매출까지도 빠르게 도전할 수 있었어요.

그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초기에 ‘언제 무엇을 선점할 수 있을지를 잘 파악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처음 성수동에 낸 매장의 임대료가 평당 550만 원이었어요. 그런데 몇 년 뒤, 마지막에 연 매장이 평당 3,800만 원이더라고요.

이렇게 큰 차이가 생긴 건, 처음에는 코로나 때문에 시장 전체가 얼어붙어 있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저는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성수는 다시 핫한 상권이 될 것이다.”

그때 미리 자리를 다 잡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였어요.

그래서 이후부터는 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다음 시장은 어디일까? 언제가 가장 싸게 들어갈 타이밍일까?”

이걸 빨리 파악해서 미리 움직이고, 그 안에서 KPI를 확보해 두는 전략이 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온라인 풀베팅’을 하셨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시도를 하셨나요?

당시 목표는 온라인 거래액을 최대한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이었어요.

[세터업] 매거진 중

예를 들어, 2년 차 블랙프라이데이에는 50% 할인도 했습니다. 브랜드가 망가질까 봐 할인 안 하는 경우도 많은데, 저는 달랐어요.

“일단 거래액부터 올리자. 그 다음에 다시 조정하면 된다.”

이런 생각으로 접근했죠.

그리고 광고도 정말 적극적으로 베팅했습니다.

지금은 유튜브 광고 단가가 너무 올라서 전환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코로나 초기에는 그 시장이 열리고 있던 때였어요.

저는 그때 매달 1억 8천만 원 정도 유튜브 광고비를 썼습니다. 유튜버 한 명 섭외에 4,000만 원이 들었는데, 그냥 돈 주고 다 썼어요.

왜냐하면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내가 안 하면, 이 시장을 이해한 누군가는 반드시 들어올 것이다. 그럼 그 사람이 이 시장을 다 가져가게 된다.”

광고는 자본 싸움이에요.

돈을 더 쓰는 쪽이 더 많은 지면을 차지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래서 광고 단가가 오르기 전, 온라인 유통 퍼널을 최대한 빨리 확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는 데 집중했습니다.

Q. 광고 효과는 바로 나타났나요? 아니면, 투자만 계속하면서 버틴 시기도 있었나요?

사실 처음엔 저도 확신이 없었어요.

근데 어느 날, 유튜버 한 분의 콘텐츠에서 일 매출 5,000만 원이 찍히는 걸 직접 확인했어요. 그걸 보고 “진짜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4,000만 원을 직접 베팅해봤고, 그 결과가 1억 매출로 돌아왔습니다.

그다음엔 8,000만 원, 또 8,000만 원…

그렇게 계속 반복하면서 확신을 얻고 베팅을 키워갔어요.

Q. 요즘은 광고 단가가 너무 올라서 성과 내기 어렵다는 얘기도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사실 그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준비가 안 된 것일 수도 있고요.

예를 들어 제가 나이키 대표라고 생각해볼게요.

지금 ‘온러닝’이라는 브랜드가 잘 나가잖아요? 그럼 저는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이 브랜드 왜 초기에 못 사왔어? 지금은 주가가 이렇게 올랐는데, 왜 성장할 때 안 샀어?”

이 말은 결국, 자본을 가진 기업이라면 광고 단가를 높여서라도 시장의 진입장벽을 올리는 게 당연한 선택이라는 뜻입니다.

이미 많은 뷰티 기업들이 그 전략을 쓰고 있어요.

치고 올라오는 브랜드는 M&A로 흡수하고, 진입하려는 기업은 광고비 부담으로 막히게 만들죠.

결국 돈 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광고 단가를 높여 시장을 선점하고, 진입장벽을 쌓는 게 가장 합리적인 전략이에요.

Q. 그럼 자본이 없는 브랜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창의력밖에 없습니다.

돈이 없으면 결국 ‘얼마나 창의적으로 이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느냐’의 싸움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감동하고 반응하니까요.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그래서 더 창의력이 빛나는 순간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진짜 그런 시대예요. 그 길밖에는 없습니다.

Q. 제품 중심의 광고를 하다 보면 매출에 초점이 맞춰지기 쉬운데, ‘세터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이나 원칙이 있으셨나요?

제품 중심의 광고를 하면 자연스럽게 매출 중심이 됩니다.

그리고 그게 맞습니다. 회사의 목적은 결국 수익을 내는 것이니까요.

‘세터다움을 지킨다’는 표현이 때로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처음에 남성복 중심의 리조트 캐주얼 브랜드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백화점 유통망에 들어갔을 때, 고객의 70~80%가 여성이었어요.

그럼 답은 명확하죠.

핸드백도 한참 늦게 출시됐는데, 이유는 못 만들어서였습니다.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6~7개월 가까이 개발에 시간을 들였습니다. ‘세터다움’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장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가 중요한 시기였던 거죠.

결국 브랜드는 살아남아야 다음을 말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고유성은 ‘무조건 고수해야 할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조율되는 생존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Q. 세터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뉴스레터 운영 방식도 궁금합니다.

한국은 대부분 카카오 기반 가입 시스템이죠.

회원가입도, 주문도, 마케팅도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로 1초 만에 끝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이메일은 ‘열리지 않는 채널’로 취급받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도 그렇고요. 하지만 저는 이걸 거꾸로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쇼핑 앱을 보면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할인 알림이 옵니다.

월수금, 화목토 나눠서 30%, 50%, 70%씩 세일 메시지가 계속 쏟아지죠. 플랫폼 입장에선 그렇게 운영해도 괜찮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다른 문제예요.

브랜드사에서 일주일에 세 번씩 할인 소식을 보낸다는 건, 결국 브랜드의 목소리를 약하게 만드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뉴스레터를 단순한 할인 알림이 아니라, 팬덤을 위한 콘텐츠 채널로 운영했습니다.

세터 뉴스레터, 세터업

일종의 초대장 같은 개념으로요.

뉴스레터를 보내면 그중 세 번은 재밌는 읽을거리나 브랜드의 무드를 담은 콘텐츠로 구성하고, 마지막 한 번만 세일 메시지를 넣었습니다.

이 패턴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메일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타이밍입니다.

항상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메일이 오면, 어느 순간 그게 루틴이 돼요. 2년 정도 반복하니, 금요일 오후에 뉴스레터가 안 오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습관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건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반복 학습에 가깝습니다.

제가 이메일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는, 글로벌 환경에서는 이메일이 기본 채널이기 때문이에요. 미국이나 유럽 쪽은 아직도 회원가입이나 커머스 구조 자체가 이메일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글로벌 시장을 고려하신다면, 이메일 뉴스레터를 단순 홍보 수단이 아니라 고객과 직접 연결되는 핵심 채널로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세터에게 뉴스레터는 너무나 당연한 채널이었고, 그만큼 신중하게 접근했던 영역이었습니다.


Part 4. 오프라인 확장의 타이밍

Q. 코로나가 끝나면 오프라인 유통이 다시 살아날 걸 미리 예측하셨다고 했는데요. 어떤 시점에서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야겠다”는 판단을 하셨나요? 그때 근거가 된 지표나 기준이 궁금합니다.

SATUR HOUSE세터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 세터하우스 성수

브랜드를 정의를 한번 해보는 게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이키 "저스트 두 잇" 있잖아요. 나이키를 "저스트 두 잇"으로 잘 만들어서 브랜드가 됐을까, 아니면 매장이 미친 듯이 많아서 브랜드가 됐을까를 먼저 고민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상품 하나로도 쉽게 팔 수 있어요.

티셔츠든, 코트든, 고객이 필요한 걸 느끼면 거래가 일어나거든요. 이건 ‘니즈 기반의 소비’입니다. 즉, 고객이 이게 필요해라고 느껴서 사는 구조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브랜드가 커질수록 단순히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니라 ‘이런 무드가 좋아’, ‘여기서 뭔가 사고 싶어’ 같은 감정적인 이유가 섞입니다.

이걸 ‘원츠 기반 소비’, 즉 발견과 체험에 가까운 소비라고 생각해요.

결국 브랜드가 성장하려면 신뢰 기반의 상호작용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 매장에 가면 런닝화, 농구화, 운동복, 악세서리까지 다 있겠지 이건 고객이 이미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는 뜻이에요. 이런 신뢰는 온라인에서는 5cm x 5cm 작은 이미지로는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음 단계는 오프라인에서의 ‘경험 설계’여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단순히 판매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 무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Q. 그럼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지표가 쌓이면 오프라인 매장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하셨나요?

저는 이럴 때 ‘선배 기업의 오답노트’를 많이 참고합니다.

저보다 먼저 비슷한 길을 걸었던 브랜드들이 언제 오프라인 확장을 했고, 그 시점에 손익이 어떤 상태였는지, 그 데이터를 공시자료나 인터뷰로 분석했어요.

이런 자료들을 비교하면서

“이 정도 매출이면 몇 개 매장까지는 손익이 맞겠구나”

같은 계산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됩니다.

정확히 언제 매장을 열고, 몇 평 규모로 가야 손익이 나는지, 어떤 상권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같은 기준들을 숫자 기반으로 계획하는 것이죠.

그게 제가 오프라인 확장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봤던 부분입니다.

Q. 오프라인은 감성적인 면이 중요한데, 동시에 효율도 따져야 하잖아요. 두 가지 사이에서 대표님은 어떻게 균형을 잡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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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엔 제가 딱 잘라 대답하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진짜 빠르게 성장하는 대표님이라면, 절대 쉬지 않고 계속 ‘효과’를 만들기 위해 움직이시거든요. 효율보다 ‘효과를 낼 수 있는가’에 시간과 에너지를 더 많이 쓰는 사람이 결국 더 멀리 가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 감각을 따라가는 편입니다.

먼저, ‘감성’이라는 단어를 좀 더 풀어서 설명해볼게요.

우리가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보면, 보통 5cm x 5cm짜리 정사각형 이미지 하나를 스크롤 속에서 스치듯 보게 되죠.

탐색 탭에 뜨는 이미지는 고작 1.5cm x 1.5cm 정도밖에 안 될 거예요.

그걸로 고객에게 무언가를 기억에 남게 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매장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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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 직접 가면 공간의 분위기, 나무의 질감, 인테리어, 향, 조명 같은 걸 몸으로 느끼게 되죠.

그 모든 게 뇌에 훨씬 더 깊고, 오래 남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감성은 곧, 고객이 어떤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총합이다.”

그리고 그 기억을 효율적으로 남기고 싶다면, 매장을 ‘일관된 테이스트’로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만큼 강력한 전략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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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휠라(FILA)’ 매장을 생각해볼게요. 서울, 부산, 충남, 의정부 등 어디에서든 휠라 매장은 휠라처럼 생겼죠.

고객은 지역과 상관없이 늘 비슷한 브랜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소규모 브랜드들 중에는 매장마다 콘셉트를 다르게 가져가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한 매장은 힙스터 스타일, 다른 매장은 핑크 무드, 또 다른 곳은 젠더리스 감성… 이렇게 되면 고객이 이 브랜드를 하나의 이미지로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이 브랜드는 도대체 어떤 브랜드지?” 라는 혼란을 줄 수 있어요.

‘감성’은 곧 ‘일관된 경험’이고, 그걸 반복적으로 쌓았을 때 브랜드가 머릿속에 남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Part 5. 좋은 인재의 기준

Q. 빠르게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사람이 적재적소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만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실력’보다 ‘태도’를 봅니다.

실력은 언젠가 따라잡을 수 있지만,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아요.

제가 특히 중요하게 보는 태도는 ‘업을 우선순위로 두는가’입니다.

면접 볼 때, 저는 대부분 이렇게 말해요.

“질문해보세요.”

질문을 받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저에게 뭘 물어보는지를 보는 겁니다.

이걸로 그 사람의 마인드셋이 금방 드러납니다.

회사라는 곳은 결국 일로 맺어진 관계입니다. 가족 같은 회사, 그런 말 저는 안 좋아해요.

회사에서의 관계는 기분으로 시작해서 기분으로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 애정은 팀 전체를 흔들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업무적인 태도’가 가장 좋은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Q. 인재 채용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같은데요. 내부 인력으로 꼭 둬야 하는 역할과, 외주(아웃소싱)를 써도 괜찮은 일은 어떻게 구분하시나요?
신사업을 시작할 때는 아무래도 모든 비용을 다 감당하기 어렵잖아요.

경영 지원팀 같은 조직도 처음부터 다 갖추기는 힘들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귀찮더라도 제가 직접 처리하거나, 세무사나 노무사님께 맡기면서 최대한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영했어요.

저는 경영을 ‘전략’과 ‘관리’로 나눠서 봅니다.

이 중에서 ‘전략’은 절대 외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을 외주 업체에 맡겼는데 그 마케터가 너무 잘해서 매출이 그 사람 손에 달려 있다면 그건 사실상 사업의 주도권을 내가 아니라 외부가 쥐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매출과 직접 연결되는 핵심 역할은 반드시 내부 인력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반대로 회계나 세무, 인사 같은 ‘관리’ 영역은 외주를 활용해도 괜찮아요.

이미 잘 구축된 시스템도 많고, 나중에 필요하면 내재화하는 것도 어렵지 않거든요.

특히 UX/UI 디자인 같은 분야는 실력자들이 에이전시로 독립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런 분야는 외주를 맡겨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업종이라고 생각해요.

결국엔 사업의 핵심 주도권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직접 해야 할 일과 외주로 맡길 일을 구분하게 됩니다.

Q. 직원 의사결정을 고객보다 먼저 담당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망하지 않는 방법으로 의사결정 순서를 고객, 직원, 거래처, 이사, 대표 순으로 하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직원 다음으로 거래처를 놓은 이유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회사가 망할 때를 떠올려 보면, 순서가 딱 정해져 있어요.

결국 마지막엔 대표 혼자 남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이 순서를 거꾸로 생각합니다. 잘 되려면, 이 순서대로 혜택을 줘야 한다고요.

많은 분들이 의사결정의 우선순위라고 이해하시는데, 저는 그보다는 “의사결정에서 먼저 타겟해야 할 대상”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타겟 우선순위는 이렇습니다.

  1. 고객을 위한 의사결정
  2. 직원을 위한 의사결정
  3. 거래처를 위한 의사결정
  4. 임원을 위한 의사결정
  5. 대표 본인을 위한 의사결정

예를 들어서, 고객을 위한 결정과 직원을 위한 결정이 부딪히면, 직원은 이깁니다.

직원과 거래처가 부딪히면? 직원이 우선이에요. 이렇게 이해하면 명확해집니다.

모두가 만족스러운 선택은 거의 없어요.

그래서 더더욱, ‘누구를 먼저 보고 결정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그 기준은 실제 경영에 어떻게 적용되시나요?

아주 사소한 일에도 적용합니다.

예를 들면, 저희 회사에서 매일 커피 머신을 청소하는 사람은 저예요. 당번을 돌리는 것도 아니고, 대표라고 해서 면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건 그냥 제 일이에요.

대표는 늘 가장 마지막 순서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직원들이 출근했을 때 커피 한 잔 편하게 마시고, 하루를 불만 없이 시작할 수 있다면, 그게 제가 할 일인 거죠.

30분 일찍 출근해서 하면 되는 일인데, 그걸 이사님이나 실무자에게 넘기는 순간, 팀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팀워크란 그런 거예요.

말로만 수평적이라고 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그리고 회사의 중심은 대표가 아니라, 직원이 일하기 편한 구조를 만드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대표님 말씀을 듣다 보면 깊은 철학이 느껴지는데, 그런 생각들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복기합니다. 매일 밤, 오늘 내가 했던 말, 결정, 행동들을 돌아봅니다.

그날 밤, 바로 사과합니다.

미뤄두지 않고, 바로 해결하려는 게 철학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자고 일어나면 아무 일도 아니게 느껴질 수 있지만, 3일 지나면 오해가 되고, 7일 지나면 상처가 됩니다. 그 전에 정리하고, 반성하고, 개선합니다.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하루 선택의 반복, 그걸 스스로 돌아보는 사람이, 결국 철학을 갖게 된다고 믿습니다.


성장하는 브랜드 뒤에 숨은 본질

이번 멤버십 토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인사이트는 ‘브랜드의 성장은 철학과 실행력의 합’이라는 점입니다.

오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선순위는 순서가 아니라 구조다.

2. 브랜드다움은 고집이 아니라 유연함에서 나온다.

3. 타이밍은 운이 아니라, 훈련이다.

4. 고객 경험은 반복에서 만들어진다.

5. 핵심은 ‘주도권’이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브랜드는 정체성이 아니라, 선택의 총합이다.

그 선택은 철학이 아니라 구조로 설명돼야 하고, 그 구조는 결국 ‘지속가능한 실행력’으로 증명됩니다.

이번 멤버십 토크가 창업을 고민하는 분, 혹은 브랜드를 다시 점검 중인 분께 실질적인 힌트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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