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제 막 계정 운영을 시작한
초심자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계정 운영 초기는 무풍지대와 같다.
항해 용어에는 ‘무풍지대(Doldrums)’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범선(돛을 달아 바람을 받아 이동하는 배)이 움직이기 힘든 지역을 말합니다. 동력선(배 내부의 동력을 통해 움직이는 배)가 상용화 되기 전까지, 무풍지대는 위험한 공간이었습니다. 선원들은 힘겹게 자력으로 빠져나오거나, 운 좋게 불어오는 바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런 반응도 없는 고요한 바다는 선원들에게 지옥과 같았습니다.
처음 계정 운영을 시작한 크리에이터가 마주하는 상황은 무풍지대를 마주한 범선과 같습니다. 기대했던 조회수는 나오지 않고, 알고리즘은 무소식이고, 노출도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풍지대는 시작 지점에선 당연한 것입니다.
계정 초반 정체 구간이 생기는 이유
1/ 플랫폼이 계정을 분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콘텐츠 플랫폼은 새로운 계정이 등장하면 콘텐츠와 사용자 반응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정의 성격을 분류합니다.
대표적으로 YouTube의 추천 시스템 연구 논문에서도 다음과 같은 구조가 설명됩니다.
추천 알고리즘은 크게 두 가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1️⃣ 콘텐츠 특성
2️⃣ 사용자 반응 데이터 (클릭, 시청시간, 반응)
즉 플랫폼은 새로운 채널이 등장하면 다음 질문을 해결하려 합니다.
- 이 콘텐츠는 어떤 주제인가
- 어떤 사용자들이 반응하는가
- 어떤 사용자에게 추천해야 하는가
문제는 초기 계정에는 데이터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 업로드 콘텐츠 수가 적음
- 시청 데이터 부족
- 사용자 반응 데이터 부족
이 때문에 플랫폼이 추천 대상 유저를 찾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합니다.
2/ 많은 노출이 필요하다
당신의 콘텐츠를 보고, 계정을 구독하는 유저들에게도 시간은 필요합니다.
1-2개의 게시물로는 당신의 계정이 어떤 계정인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숏폼이 대세인 상황에서 콘텐츠는 쉽게 스크롤링 되고 잊혀지므로 유저들의 머릿속에 각인 되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채널과 플랫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노출에 따른 클릭률(Click-through Rate)는 10%를 넘기 어렵습니다.
이는 동일한 콘텐츠가 100번 노출되더라도, 실제 조회나 계정 클릭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제한적이라는 의미입니다.
한 번의 노출로는 계정을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에, 마케팅에서도 브랜드 인지를 위해, Advertising Frequency Theory에서는 여러 번의 반복 노출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같은 콘텐츠가 여러 번 노출되면서 비로소 계정의 성격이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Rule of 7은 마케팅에서 자주 언급되는 개념으로, 소비자가 브랜드 메시지를 최소 7번 정도 접해야 행동(구매·구독 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경험 법칙입니다.
한 번 바이럴 되는 것보다 여러 번 노출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3/ 숙련도가 쌓일 시간이 필요하다
대다수의 초기 크리에이터는 영상 편집, 촬영, 기획에 대한 경험이 적습니다.
동시에 계정 데이터, 유저 데이터 등등 데이터를 접한 경험도 적습니다. 초기 크리에이터는 대체로 계정 운영에 사용되는 테크닉 숙련도가 부족하고, 이는 콘텐츠 퀄리티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숙련도는 필연적으로 많은 시도와 학습을 통해 축적되며, 이는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어느 영역이든 초심자는 비슷한 무풍지대를 겪습니다.
중요한 건, 이 시기는 반드시 겪게 되는 것입니다. 이 시기를 버텨내야 플랫폼은 당신의 계정을 분류하고, 노출이 일어나며, 크리에이터의 숙련도가 쌓입니다. 따라서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단념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구조 만들기
지속 가능한 구조의 주요 최우선 순위는 ‘업로드’입니다.
콘텐츠가 업로드 되어야 데이터가 쌓이고, 노출이 됩니다. 당연히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초기에는 업로드에 중점이 두는 것이 권장됩니다. 퀄리티는 많은 업로드와 시도에서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꾸준히 업로드를 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구조 법칙 3가지
1/ 평가 최소 단위
- 계정 운영 여부, 콘텐츠 평가를 받을 최소한의 업로드 단위를 결정하세요.
- 30분 이상의 롱폼이라면 2회 이상, 짧은 숏폼이라면 5~15회 정도
- 최소 단위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업로드에 집중하며 평가는 잠시 무시하세요.
당장 업로드를 해서 데이터를 쌓을 시기에 평가에 집착하면, 자기 검열이 심해지고 제작 주기가 길어지게 됩니다.
2/ 50% 업로드
- 전체 완성도의 50%가 달성 되었다면, 업로드 하세요.
- 초기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개별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보다 전체 제작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콘텐츠 완성도를 높이려다 끝내 완결을 못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3/ 포맷 재활용
- 매번 새로운 인트로와 영상 형식을 고안하지 마세요.
- 한번 정한 포맷을 최소 단위 동안은 유지하고, 소재 정도만 변경하는 식으로 재활용해 반복하세요.
이러한 법칙을 적용하여 30~90일 정도를 콘텐츠 업로드해보세요.
그리고 이 기간동안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향 수정 및 운영 여부를 결정하세요.
이 법칙의 목적은 최고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단 뭐라도 남기는 구조를 위함입니다.
오래 가는 사람이 강하다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를 그만두는 이유는 재능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정답을 너무 빨리 찾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콘텐츠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대신 과정만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언제나 초라하고, 느리고, 대부분 실패로 보입니다.
지금 조회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아직 숙련도가 쌓이는 중이라는 증거에 가깝습니다.
결국 크리에이터로 살아남는 사람은 가장 잘 만든 사람이 아니라, 가장 오래 만들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