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면서 회계라는 단어만 들어도 도망치고 싶었던 적, 있으신가요?
하이아웃풋클럽이 이번에 모신 두 연사분은 그 '회계'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합니다.
- 33년 반의 직장 생활 동안 턴어라운드 경영의 최전선에 섰던 CFO 출신 CEO 김성호 작가님
- 그리고 회계법인에서 시작해 온라인 게임, 패션, 이커머스, 딥테크까지 다양한 산업을 넘나든 28년 차 CFO 송승훈 작가님
두 분이 함께 쓴 『진짜 매출을 부르는 회계감각』은 사업가에게 진짜 필요한 숫자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측정하지 않으면 개선할 수 없다."

이번 북토크에서 김성호 작가님은 경영자가 가져야 할 거시적 숫자 감각을, 송승훈 작가님은 실무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인수분해의 기술을 나눠주셨습니다.
두 분이 전해주신 이야기를 생생하게 정리했습니다.
- 매출은 기록하는데, 그 숫자가 의사결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분
- 회계라는 단어에 겁부터 먹지만, 사업에 꼭 필요하다는 건 아는 분
- 현금 흐름 관리가 왜 중요한지 체감하고 싶은 1인 사업가
- 내 사업의 매출 구조를 제대로 분해해서 보고 싶은 분
🔵 PART A. 김성호 작가님, 리더의 숫자 감각, 거시적 관점
Q. 경영자에게 숫자 감각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김성호: 시작하기 전에, 진행자분께서 하이아웃풋클럽 소개를 해주시는데 제가 왜 가슴이 뛰었는지 모르겠어요. 특히 잘 나가고 있는데 왜 바꿔야 할까라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콩닥콩닥 뛰더라고요.
제가 『돌파하는 기업들』이라는 첫 번째 책에서 턴어라운드를 다뤘거든요. 턴어라운드를 십수 년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이거예요.
응급실에 들어가서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하는 건 되게 오래 걸려요. 근데 건강한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면서 더 발전시키는 건 쉽습니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는 건강한 상태에서 시작했을 때 이루어져요. 그걸 너무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서 흐뭇했습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면요. 경영자의 숙명이 뭐냐.
숫자의 근거에서 방향을 선택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옳다라는 걸 숫자로 증명해야만 해요. 그게 경영자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운명인 것 같아요. 감으로 선택하는 게 반복적으로 습관이 되면 나중에 큰 코 다칠 여지가 있습니다.
Q. 숫자를 보고 방향을 결정한 기업 사례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김성호: 젠틀몬스터 한번 예를 들어볼게요.
이 회사가 원래 영어학원에서 시작했거든요. 10가지 신규 사업을 시도했는데 9가지가 망했어요. 마지막에 성공한 게 젠틀몬스터인데, 아이웨어를 선택했던 이유는 단 하나예요.
원가율이 낮기 때문이었습니다. 높은 이익에 집중한 거죠.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웨어 회사들은 대부분 도수가 들어있는 렌즈를 제조하는 사업을 했거든요. 근데 젠틀몬스터는 그걸 아예 포기했어요. 왜냐?
렌즈를 제조하는 순간 원가율이 40% 이상으로 뜁니다. 그래서 안 한 거예요.
대신 원가율이 낮고 매출 총이익이 높으니까, 거기서 남는 돈으로 브랜딩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기로 전략을 세웠어요. 처음에는 목욕탕에서 했잖아요. 굉장히 독특하게, 남들이 안 하는 방식으로 돈을 전부 그쪽으로 태웠습니다.
그렇게 해서 브랜드 이름이 올라가면서 가격을 점점 인상하는 게 가능해졌고요. 지금 매출 총이익률이 84%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곧 85% 넘어가게 생겼죠. 이렇게 장사하는 곳이 많지는 않을 거예요.
Q.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가요?

김성호: 숫자를 한번 보시면요.
- 2014년 매출 402억 원이었는데 2024년에 약 7,891억 원
- 2025년에 1조 돌파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원가율이 초기 약 40%에서 지금 16%까지 떨어졌고, 영업이익률이 30%예요.
전 세계 넘버원 아이웨어 회사인 룩소티카하고 비교하면 매출은 30분의 1밖에 안 돼요. 그렇지만 이익률은 거의 두 배 가까이 높죠.
룩소티카는 수직 계열화로 렌즈 제조부터 전부 다 만들거든요.
원가율이 높지만 굉장히 큰 매출을 가져가고 있어요. 그리고 스타트업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와비파커는 매출이 젠틀몬스터보다 훨씬 크지만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어요.
제가 영국에서 패션 브랜드를 운영할 때 젠틀몬스터하고 콜라보레이션 하고 싶어서 접촉했거든요. 결과가 어땠을 것 같습니까?
거들떠도 안 봐요. 명품 브랜드 아니면 거들떠도 안 봐요.
그때 알았어요. 젠틀몬스터가 역시 대단하구나.
Q. 또 다른 사례가 있을까요?
김성호: 클래시스라는 미용기기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 영업이익률이 자그마치 50%가 넘어요. 이게 어디서 나오는 이익이냐면, 기계를 파는 곳에서는 큰 이익이 안 남아요. 하지만 3개월에 한 번씩 시술받으러 오는 고객이 사용하는 소모품, 이 회사 소모품만 작동하게 돼 있거든요.
소모품의 총이익률이 90%입니다.
피부과 의사를 하던 창업주가 3개월에 한 번씩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서 이거 장사되겠다. 한 번 오면 계속 온다. 락인 효과가 확실하다는 걸 깨닫고 소모품 이익률을 확 높인 거예요.
숫자를 보고 확인하고, 숫자로 입증한 거죠.
Q. 사업을 위한 숫자 감각, 어떻게 키울 수 있나요?

김성호: 기업에서의 숫자 감각은요, 산수예요.
절대 고차원의 수학이 아닙니다. 더하기 빼기 나누기 곱하기, 이게 다예요. 나누기 곱하기도 사실 많이 하지 않습니다. 더하기 빼기가 거의 대다수적인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반복만이 숫자 감각을 높입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반복하다 보면 감각이 저절로 생겨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느냐. 나만의 숫자 노트를 만드는 겁니다. 여러분 회사에서 중요한 숫자를 세 개에서 다섯 개 고르세요. 그걸 매달 기록하고, 언제든 볼 수 있게 주변에 놓으세요. 이걸 계속 반복하는 거예요.

저는 매출액, 영업이익률, 현금잔고, 재고회전율, 매출채권회수율
이 다섯 개를 노트에 항상 기록하고 3년 치를 쭉 늘어놓았거든요. 그러다 보면 숫자의 흐름이 보이고, 패턴이 읽히고, 어떤 때 나빠지고 어떤 때 좋아지고, 계절성도 보입니다.
매일 숫자를 보면 체질이 돼요. 위기가 올 때 조금 이상한데? 이런 걸 감지하기가 쉬워지고요. 누군가하고 숫자 이야기를 할 때 자신감이 붙습니다.
의사결정할 때 숫자가 머릿속에 들어와 있으니까 속도가 빨라져요. 직관적으로 빨라집니다.
Q. 매출 외에 어떤 관점들을 함께 봐야 하나요?
김성호: 기업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균형 있게 여러 채널을 봐야 돼요.
첫째, 성장성. 매출이 실제로 성장하고 있는가. 이 정보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것만 보면 착시효과가 생겨요. 아무리 매출이 커도 이익이 나지 않으면 유지가 어렵습니다.
둘째, 수익성. 실제 이익이 나고 있는가.
셋째, 안정성. 내 사업이 올해, 내년 망하지 않을까.
넷째, 효율성. 내가 투자한 돈이 적절하게 벌어주고 있는가. 어떤 사람은 1억 투자해서 10% 벌고, 어떤 사람은 1억 투자해서 30% 버는 게 사업이잖아요.
왜 네 가지를 다 봐야 하냐면요. 성장성이 높지만 현금이 고갈돼서 안정성이 심각하게 위협당할 수 있거든요.
이럴 때는 성장률이 높은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어요.
안정적이지만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면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중장기적으로는 죽어가고 있다는 거죠. 이익이 나도 비용을 삭감해서 일회성으로 크게 난 건지, 건강하게 난 건지 따져봐야 해요.
Q. 네 가지 중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는다면요?
김성호: 저는 1인 기업가분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저 또한 1인 기업가거든요.
물론 마지막으로 일했던 회사는 몇 천억 하는 회사였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죠. 나온 이후에는 저도 혼자 독립한 거니까요.
1인 기업가로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게 이거예요. 사업은 생존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생존이 지켜져야 그 다음에 성장이 있어요.

그리고 생존을 가장 위협하는 첫 번째 팩터는 현금입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사업을 어떻게 시작했죠? 현금을 가지고 시작했죠. 사업이 언제 망하죠? 현금이 돌지 않으면, 현금이 고갈되면 망합니다.
시작도 현금이고 끝도 현금이에요.
기업에게 현금은 사람으로 따지면 산소하고 같은 거예요. 엄마 뱃속에서 나왔을 때 울면서 산소를 들이마시죠. 죽을 때 숨이 멎는다 그래요. 기업의 탄생과 사망도 현금이에요.
회계를 하시는 분들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인데요.
이익은 의견이고, 현금은 사실이다.
이익은 회사마다 정책을 전부 다르게 가져가기 때문에 달라질 수 있어요. 하지만 현금은 누가 경영자가 됐든 100만 원은 100만 원이고 1억은 1억이에요. 통장에 찍힌 돈은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사업을 하신다면 현금 흐름표를 꼭 보셔야 합니다. 간이라도 작성해 보셔야 해요. 현금이 어떻게 들어와서 어떻게 흘러나가는지를 반복적으로 체크하셔야 여러분의 사업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 PART B. 송승훈 작가님 - 실무자의 숫자 감각, 인수분해의 기술
Q. 회계가 어려운 이유,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송승훈: 김성호 대표님이 거시적인 경영자 관점의 숫자 감각을 말씀해 주셨다면, 저는 좀 더 실무적으로, 미시적으로 숫자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 말씀드려보겠습니다.
회계를 어려워하시는 이유,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하나는 용어가 어렵다는 거예요. 차변과 대변, 영업권, 손상차손... 단어가 어려우니까 뭔가 멀게 느껴지죠.
또 하나는요, 제 주변 재무 회계하는 친구들을 보면 숫자를 완벽하게 맞추는 데 집중하다 보니까, 비즈니스 뒷단의 스토리나 그 숫자를 만들어낸 활동까지 확장하는 사고가 부족한 경우가 있어요. 그런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고, 규정과 원칙 이야기를 하니까 더 어려워지는 거죠.
그래서 저희 책에서 처음에 이런 표현을 씁니다.
회계는 언어다.
재무제표라는 게 비즈니스와 동떨어진 게 아니에요. 연구개발하고, 생산하고, 영업하고, 마케팅해서 판매하는 등의 모든 비즈니스 활동을 숫자라는 언어로 표현해서 나타낸 겁니다.
회계가 뭔가 나하고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다.
이걸 좀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Q. 1 더하기 1이 뭐예요?라는 질문, 전공별로 답이 다르다면서요?
송승훈: 네, 하나 재밌는 얘기를 좀 드리면요.
- 산부인과 전공이신 분한테 물어보면 아마 셋, 또는 쌍둥이면 넷 이렇게 답하시겠죠.
- 컴퓨터공학과 분한테는 이진법으로 10이라고 하시고..
- 통계학과 분은 "95% 유의 수준에서 2가 될 확률이..." 이러시겠죠.
- 철학과는 "1이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야 될 것 같아요.
그러면 회계사분들은 뭐라고 할까요?
조용히 귓가에 다가가서 속삭입니다.
얼마에 맞춰드릴까요? (웃음)
분식회계나 부정을 한다는 뜻이 절대 아니고요. 세무로 치면 탈세가 아니라 절세라는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아까 김성호 대표님도 말씀하신 게 이익은 의견이다라고 하셨잖아요.
실제로 다양한 회계 원칙이 있기 때문에 어떤 로직과 스토리를 가지느냐에 따라 숫자가 달라질 수 있어요. 기업가치를 설명할 때도, 어떤 관점에서 분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내러티브를 입힐 수 있고, 그 내러티브를 설명하기 위해 숫자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1인 기업을 하고 계시겠지만, 투자자를 만나실 수도 있고, 누군가한테 내 비즈니스를 소개해야 할 수도 있고, 고객한테 전달해야 할 수도 있어요.
그때 숫자를 한 가지로밖에 설명하지 못한다면 좀 아쉽겠죠.
같은 숫자를 다르게 풀어서 설명하면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Q. 숫자로 다른 스토리를 만든 사례, 직접 경험한 게 있으신가요?
송승훈: 두 가지 사례를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 한 회사가 2024년에 매출 천억 원을 기록했고, 2025년 연초에 구성원들하고 투자자들한테 40% 성장하겠다고 선언했어요.
근데 실제로 끝나고 보니 1,060억 원, 6% 성장이었습니다.
6%라고 하면 성장은 했지만, 40% 목표에 비하면 실망이잖아요.
그런데 월별로 쪼개서 보면 그림이 완전히 달라져요.
2025년 8월까지는 전년 대비 계속 숫자가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8월 말에 신제품이 나오면서 9월부터 매출이 120억대까지 크게 올라갔어요. 저는 실제로 투자자분들한테 타운홀 미팅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죠.
신제품 출시 이후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다.
8월까지는 전년 대비 -10%였지만, 9월부터는 실제 40% 성장을 가져왔다.
1,000억에서 1,060억, 6% 성장한 회사가 다시 50% 성장한다고 말하면 그 숫자만으로는 설득이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디테일한 숫자를 바탕으로 하면 지난해 정말 신제품 나온 이후 40% 성장했으니, 올해는 50% 그 이상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라는 이야기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Q. 두 번째 사례도 들려주세요.
송승훈: 이커머스 회사 사례입니다.
거래액이 1,000억에서 650억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어요.
하반기끼리 비교하면 480억에서 250억으로 절반. 최근 플랫폼 회사들이 문 닫거나, 네이버나 쿠팡, 중국 시커머스들한테 밀리고 있으니까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우리도 무너지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할 수 있었겠죠.

근데 조금만 더 분석해보면요. 2025년 하반기에 영업이익이 5억 원 났습니다.
반토막 났다 그랬는데 영업이익이 5억이에요. 공헌이익률이 10%에서 20%로 올랐고, 판관비가 80억에서 45억까지 줄었어요.
이 회사는 코어 카테고리 외에 전자제품, 상품권, 커머디티 같은 것들을 붙여서 매출을 키웠었는데, 그런 카테고리의 상품들은 수수료를 적게 받고, 쿠폰 붙이고, 인원은 증가하고 탑라인은 올라가지만 마진을 계속 갉아먹는 구조였거든요.
결국 코어 카테고리에 집중하겠다는 큰 의사결정을 내렸고, 실제로 하반기에 흑자를 만들어냈습니다.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나가느냐에 따라서 같은 숫자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요.
'너네 반토막 난 거 아냐'라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렇게 체질 개선을 했다'라는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겁니다. 여러분의 비즈니스에서도 누군가한테 이야기할 때, 숫자를 디테일하게 분석하고 있으면 훨씬 더 확장성 있게 설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인수분해'를 계속 말씀하시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건가요?

송승훈: 저는 어쨌든 회사를 관찰할 때 세 가지 큰 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 크게 세 가지로 본다.
- 돈을 벌어들이는 탑라인
- 그 탑라인을 벌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
- 매출에서 비용을 빼면 이익
이 큰 뷰를 먼저 가지시면 좋겠어요.
두 번째는 인수분해. 김성호 대표님도 수학이 아니라 산수라고 하셨는데, 저도 인수분해가 수학이라기보다는 그냥 분해입니다.

- 매출은 비즈니스별, 프로덕트별, 판매 채널별, 지역별로.
- 비용은 변동비와 고정비, 재량적 비용과 비재량적 비용으로 구분하는 거예요.
세 번째. 모든 숫자는 수량과 가격으로 쪼개진다.
최근에 한 이미지를 봤는데요. 옷이 막 섞여서 복잡하게 뭉쳐져 있는 그림이 있었어요. 하나의 회사를 보면 뭔가 복잡하고 분해하기가 어렵잖아요.
근데 그걸 행거에 하나씩 걸듯이 분해해서 보면 결국 다 풀려서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패션 회사 매출을 한번 분해해 주실 수 있나요?
송승훈: 네. 프로덕트 관점으로 보면, 패션 회사는 SSFW 시즌마다 신상을 내니까 정상 제품이 있고, 시즌이 넘어간 이월 제품이 있어요.
예를 들어 매출이 400억에서 500억으로 증가했는데, 알고 보니 신제품은 50% 줄었고 전년도 재고를 팔아서 매출이 늘었다? 매출 자체는 올랐지만 상품 기획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경고 신호일 수 있어요.
반대로 400억에서 300억으로 줄었는데, 이월 제품은 거의 다 정리했고 신제품이 100억에서 200억으로 두 배 늘었다?
매출은 줄었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죠.
여기에 채널별로도 쪼개집니다.
오프라인의 직영점, 대리점, 백화점, 그리고 온라인. 같은 매출인데 프로덕트별, 채널별 믹스로 보면 어디가 문제이고 어디가 성장하는지 바로 보여요.
그리고 이런 인수분해는 조직 정렬까지 연결됩니다.
정상 제품은 상품기획팀이 책임지고, 이월 제품은 이월상품팀이 별도로 있고, 영업팀은 오프라인 담당과 온라인 담당으로 나뉘는 거죠. 매출을 어떻게 분해하느냐에 따라 각 조직의 KPI까지 만들어지는 겁니다.
Q. 이커머스 회사 매출은 어떻게 분해하나요?

송승훈: 이커머스 매출을 보면 결국 Q 곱하기 P예요.
구매 고객이 몇 명이었고, 고객별 객단가가 얼마였는가.
구매 고객 수를 더 쪼개면, 방문자 수 곱하기 구매 전환율. 방문자 수는 전체 회원 수 곱하기 방문율. 전체 회원 수는 기존 회원 더하기 신규 회원.
객단가도 마찬가지예요. 주문당 단가 곱하기 월간 구매 횟수. 주문당 단가는 상품 수 곱하기 상품당 평균 가격.
쿠팡이든, 제가 있었던 아이디어스든, 텀블벅이든. 손익계산서에서 매출은 하나인데 사실 이 모든 곱하기로 구성되어 있는 거죠.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것도 결국 이 항목들을 쪼개서 어디를 건드릴까를 결정하는 겁니다.
여기서 더 내려가면 고객 세그먼테이션으로 나뉘어요.
- 헤비 유저는 연간 6회 이상 주문하고 200불 이상 쓰는 고객
- 라이트 유저는 한 번 구매하고 다시 안 오는 고객
- 레귤러 유저는 일반적으로 오는 고객.
이번 달은 명절이니까 대대적 프로모션을 하겠다.
그러면 라이트 유저들한테 방문율을 높이는 쿠폰을 발행하고, 들어오면 구매 전환을 만들 수 있는 장치를 만든다. 이런 식으로 어떤 요소를 건드릴까가 나오는 거죠.
인수분해 과정을 계속 내려가면 각 팀별로 무엇을 건드릴 건가가 명확해지고, 그게 실제로 잘 먹혔나 안 먹혔나가 다시 매출액에 반영됩니다.
Q. 비용도 이렇게 분해할 수 있나요?
송승훈: 제가 직전 회사에 있었던 백패커의 손익계산서를 보면요. 영업비용이 1번부터 25번까지. 접대비, 통신비, 수도광열비, 사무용품 12만 3천 원 이런 것까지 다 나옵니다. 이걸 25개 항목으로 관리하기란 쉽지 않죠.
저는 두 가지 축으로 구분합니다.
축 1: 변동비와 고정비
- 매출과 연동되느냐.
- 매출이 오르면 같이 올라가는 게 변동비, 매출과 관계없이 나가는 게 고정비.
축 2: 재량적 비용과 비재량적 비용
- 내가 바로 지금 끌 수 있는 비용이냐.
- 임차료나 인건비처럼 계약 기간이 있어서 바로 조정 못하는 건 비재량적 비용이고, 당장 줄일 수 있는 건 재량적 비용.
이렇게 분류해두면요, 매출 증감에 따라 손익 추정이 가능해져요.
다음 달에 매출이 꺾일 것 같다? 재량적 비용 쪽 레버를 먼저 내려놓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김성호 대표님 말씀처럼 이런 큰 금액 기준으로 지표를 계속 기록하고, 패턴을 보면서 바라보는 거예요.
Q. 이런 관찰력을 갖추려면 어떤 태도가 필요한가요?

송승훈: 저는 네 가지로 정리해봤어요.
끊임없는 호기심. 그리고 숫자를 직시하는 용기.
요즘 이란하고 전쟁 때문에 주식 계좌 보면 다 파란색이라 보기 싫으시겠지만, 어떻든 숫자는 계속 봐야 합니다. 손실이 나고 매출이 꺾여도 안 보고 싶을 수 있는데 계속 보셔야 해요.
그리고 패턴 찾는 습관, 마지막으로 본질을 묻는 질문.
근데 쓰다 보니까 이 네 가지가요, 그냥 일상을 살아갈 때 갖고 있어야 하는 태도더라고요. 결국 숫자 감각이 따로 나오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하는 것처럼 숫자를 똑같이 대하시면 그런 관찰력과 감각이 생기게 됩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송승훈: 영화 The Circle 아시는 분 있으실까요? 2017년 영화인데, 톰 행크스와 엠마 왓슨이 나와요.
한국에서 흥행은 좀 못했는데 저한테는 삶의 모토가 된 장면이 있어요.
엠마 왓슨이 면접에서 마지막 질문을 받습니다. '가장 두려운 게 뭔가요?' 그리고 이렇게 답해요.
"Unfulfilled potential. 이루지 못하는 잠재력이요."
이거 듣는 순간 숨이 멎을 뻔했어요. 내가 가진 잠재력을 이루지 못한다.. 생각만 해도 너무 두렵거든요.
하이아웃풋클럽에서 유저를 잘 이해하고 어떤 가치를 팔아야 되는가를 찾아내시는 게 기본이지만, 거기에 숫자에 대한 이해와 감각을 하나 더 더하신다면 아마 더 큰 잠재력을 꽃피우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의 잠재력을 모두 다 이루지 못한 잠재력이 없는 그런 삶을 살아가시면 좋겠습니다.
🟡 PART C. 현장 Q&A
Q. 월 매출과 광고비, 배송비 같은 주요 비용을 기록하고 있는데, 비즈니스 의사결정으로 이어지질 않습니다. 어떤 숫자를 더 보면 좋을까요?
송승훈: 아까 제가 보여드린 이커머스 인수분해를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매출을 방문자 수, 구매 전환율, 객단가로 쪼개서 보시는 뷰를 갖는 것이 첫 번째고요.
그리고 꼭 보셔야 할 게 유닛 이코노믹스입니다.
단위당 우리 이익이 얼마인가. 거래 하나가 벌어졌을 때 결제 수수료가 있을 거고, 제품 원가가 있을 거고, 평균 쿠폰비, 그리고 광고비.
이걸 거래별로 쪼개면 실제로 이익이 얼마 떨어지는가가 나옵니다. 그 유닛 이코노믹스로 현재 고정비를 커버할 수 있는가까지 보시면 의사결정에 훨씬 도움이 되실 거예요.
Q. 2~3년 차 OEM 사업인데, 매출과 마진은 나오는데 현금이 계속 부족합니다. 정상적인 성장 과정인가요, 구조 문제인가요?
김성호: 상당 부분 구조 문제입니다.
항상 생산 자금이 먼저 투입되고, 판매한 이후에 돈은 나중에 들어오는 B2B 비즈니스의 경우에 성장이 가파르게 오르면 오를수록 생산자금이 부족해지고 자금 경색이 오는 경우가 아주 많아요. 성장이 오히려 위기를 불러오는 경우가 상당히 있을 수 있거든요.
많은 스타트업이 신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현금이 어떻게 도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봅니다. 그래야 성장을 좀 밀어붙여도 현금 고갈이 안 나겠구나를 알 수 있어요.
이 경우에는 성장을 조절하거나 차입을 하거나 두 가지 방법밖에 없을 겁니다.
Q. 카페를 운영 중인데, 사장님이라면 꼭 챙겨야 할 재무 수치는 뭔가요?
김성호: 자영업자가 봐야 할 건 매출, 이익률, 현금 이 세 가지예요.
1순위는 무조건 현금이고요.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구체적인 재료가 필요합니다. 메뉴별 원가율, 메뉴별 이익률 이런 걸 봐야 돼요. 원재료 수급처도 3개월에 한 번, 6개월에 한 번 점검하시고요.
신메뉴 개발할 때 원가율을 반드시 체크해서 원가율이 낮은 메뉴를 도입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저도 장사할 때 신메뉴 원가율을 반드시 체크했었어요.
Q. 매출은 오르는데 남는 게 없고, 예상치 못한 지출에 카드 할부가 쌓이는 악순환을 어떻게 끊을 수 있나요?
송승훈: 고정비가 정확히 얼마 나가는지 파악하시는 게 먼저입니다.
그리고 그라인더 고장 같은 비정기 지출이 어디서 발생할 수 있는지 미리 챙겨보시고요. 한 달의 비용과 매출 흐름을 예측하는 계획을 그려보시면 예상 못한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김성호: 여기에 한 마디 더 드릴게요. 예전 어머니 세대분들이 아버지 월급 타오면 봉투를 여러 개 준비해서 용도별로 현금을 나눠 담았거든요.
그것처럼 부가세, 소득세 같은 예상되는 지출은 따로 모아놓으셔야 합니다. 적금이든 별도 통장이든 쓰지 않고 모아두셔야 해요. 안 그러면 나중에 감당 못합니다.
그리고 예비비도 따로 모아놔야 되는데 모아놓을 돈이 없다? 한 달은 죽도록 고생해야 돼요.
정말 아껴가면서 한두 달 버티면 그것이 루틴으로 점점 갑니다. 카드 끊는 것과 비슷해요. 끊으면 한두 달은 고생하지만 그 뒤에는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이 어려운 거지, 버티면 그 다음에는 조금 나아집니다.
Q. 장사가 잘 돼서 확장을 꿈꾸게 됐는데, 어떤 판단 기준이 있을까요?
김성호: 이 또한 현금을 먼저 챙기셔야 돼요.
2호점, 3호점으로 확장했을 때 거기서 현금이 안 나오면 1호점의 현금을 전부 빨아들일 수 있거든요. 그러면 1호점까지 위험해집니다. M&A한 회사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거예요.
새로 인수한 데서 현금을 창출 못하고 계속 빨아들이기만 하면 기존 사업이 심각하게 위험해져요.
송승훈: 여기서 좀 더 덧붙이면, 공헌이익 분석과 사업 타당성 분석을 한번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정비가 얼마 들어가고, 변동비를 감안했을 때 이익을 내려면 어느 만큼의 매출이 나와야 하는가. 거꾸로 계산해보시는 거예요. 그 매출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로케이션인가, 고객이 모일 수 있는 곳인가를 보시는 게 가장 기본적인 타당성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Q.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했는데, 회계적으로 가장 크게 달라져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김성호: 개인사업자는 회사 돈이 내 돈이에요. 무한 책임이니까요.
내 돈과 회사 돈이 섞여 있어도 전혀 문제가 안 돼요. 그렇지만 법인은 다릅니다. 법인 돈은 내 돈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사업을 하셔야 해요. 법인 통장과 개인 통장을 서로 섞어 쓰면 그건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송승훈: 가지급금, 가수금 이런 부분은 가급적 안 하시는 게 좋아요.
개인 용도 사용도요. 왜냐하면 나중에 혹시 투자를 받게 될 때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규모가 어느 정도 되면 회계사분들을 통한 정기적 리뷰를 갖는 것도 한번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Q. 경험적으로 어떤 산업이 정말 돈을 잘 남기나요?
송승훈: 매출 총이익이 큰 데는 결국 경쟁자들이 다 찾아서 들어옵니다.
저희 같은 경우 지금 메디컬 디바이스를 만드는 회사에 있는데, 마진이 크니까 중국 경쟁자들이 다 들어와 버려요. 훨씬 저렴하게 팔아버리니까요. 쉬운 대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뷰티 브랜드가 성공하면 마진이 50% 이상 나고, 게임사도 IP 하나 터지면 한계비용 없이 어마어마하게 크죠. 하지만 돈 못 버는 뷰티 사업자, 성공 못하는 게임사가 훨씬 많아요. 성공하면 정말 크다는 얘기는 할 수 있지만, 실패 확률도 높습니다.
김성호: 워렌 버핏이 되게 싫어했던 사업이 투자자금이 큰 사업이에요. 수익성이 좋아 보여도 처음에 투자 자금이 과도하게 들어가는 사업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Q. 한 단계 앞선 회사들은 매크로적 위기에 재정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김성호: 지금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영하는 분위기예요.
사업을 너무 잘해서 자금이 풍부한 회사는 극소수거든요. 그 사업을 제외하고는 캐시 쓰는 것을 극단적으로 조심하고 있습니다. 전쟁까지 나서 언제까지 갈지 모르니까 유동성을 지키기 위해 큰 투자도 다 미루고, 심지어 교육비까지 없애거나 줄이고 있어요.
송승훈: 큰 회사들은 연초 사업계획을 세울 때 하나의 타겟만 설정하지 않습니다. 베이스라인, 잘 됐을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를 감안해서 각 시나리오별 캐시플로우를 세워요.
그리고 비상상황이 벌어지면 아까 제가 말씀드린 재량적 비용과 비재량적 비용을 이미 분류해놨기 때문에 바로 조치가 가능합니다. 재량적 비용부터 즉각 줄이고, 비재량적 비용 중에서도 기간을 두고 조정 가능한 것들을 찾아서 대응하는 거죠. 이런 인수분해 과정을 미리 갖추고 있어야 위기 때 바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1인 사업가를 위한 숫자 감각,
<진짜 매출을 부르는 회계감각> 핵심 인사이트

- 숫자의 근거 위에 서라: 감으로 선택하는 습관은 결국 큰 코를 다치게 한다. 숫자 근거를 딛고 선택하고, 숫자로 증명하라.
- 산수면 충분하다: 기업의 숫자 감각에 고차원 수학은 필요 없다. 더하기 빼기가 거의 전부이고, 반복이 감각을 만든다.
- 나만의 숫자 노트를 만들어라: 3~5개 핵심 지표를 정해 매달 기록하라. 3년 치를 늘어놓으면 패턴이 보인다.
- 네 가지 시각으로 균형 있게 보라: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효율성 — 하나만 좋다고 건강한 것이 아니다.
- 현금이 왕이다: 사업의 시작도 끝도 현금이다. 현금 흐름표를 간이라도 작성하고, 반복적으로 체크하라.
- 인수분해하라: 매출이든 비용이든, 뭉쳐 있는 숫자를 옷걸이에 걸듯 분해하면 어디가 문제이고 어디가 성장하는지 보인다.
- 숫자는 스토리를 바꾼다: 같은 숫자도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내러티브를 만들 수 있다.
- 이루지 못하는 잠재력이 가장 두렵다: 유저를 이해하고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기본이지만, 거기에 숫자 감각을 더하면 잠재력은 폭발한다.
하이아웃풋클럽 : 결국 해내는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

- 하이아웃풋클럽은 인스타그램 기반 1인 기업가, 브랜드 오너, 프리랜서, 예비창업가 등 '내 것'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성장을 돕는 100% 온라인 교육 & 피어러닝 커뮤니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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