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에게 남은 시간이 일주일 뿐이라면?
창업의 여정은 언제나 가슴 벅찬 도전과 불확실성의 연속입니다. 창업가가 창업을 하게 된 계기도 각양각색이기 마련이죠. 수이님의 첫 창업 아이템 ‘아포피스’도 그랬습니다. 동양에서는 터부시되는 죽음을 주제로 챗봇과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였는데요. 단순히 죽음에 대한 정보 제공을 넘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돕는 게 목표였죠.
이 서비스는 유저들이 마치 지구가 멸망하기 일주일 전 상황을 제시하고 가상의 인물과 대화하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유서’형태로 기록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함께 이야기하는 ‘아포피스’의 아이디어는 수이님의 깊은 개인적 신념에서 출발했는데요.
삶의 불확실성과 죽음의 실재에 대한 깊은 사색을 거쳐, 죽음에 대한 심오한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그렇기에 아포피스는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현실화한 프로젝트이기도 했습니다. 죽음이 임박했다는 설정 하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무엇이 중요한지 고민하게 되죠.
챗GPT가 없던 때,
챗봇을 만들기 위해 모든 대화를 직접 만들다
초기 아이디어에서 챗봇을 구현하는 모든 과정은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당시 챗GPT와 같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수이님과 수이님의 팀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하며 프로젝트를 시작하죠.
수이님은 아포피스 내의 7일간 대화를 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직접 모든 대화 스크립트를 작성합니다. 시간 상으로는 10시간 분량, 책 한 권이 나올 정도의 대화를 만들어내는 엄청난 작업이었고, 모든 분기 처리와 대응도 직접 다루어야 했죠.
이 과정에서 수이님은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텔링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사용자가 몰입할 수 있는 깊은 대화의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한국 문학을 전공한 학부생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문 지식과 스킬을 스스로 학습하며 성장해나감을 보여주죠.
사람들한테 이런 대화를 한 번쯤 꼭 하게 하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7일 차 대화를 모두 짰어요.
사실 그때 하면서도 미친 짓이다 생각했는데, 이걸 꼭 경험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죠.
– 수이님
아포피스가 첫 고객 100명을 모았던 방법
아포피스는 고객 인터뷰에 깊은 열정을 쏟아부으며 시작되었습니다. 다소 터부시 되는 죽음과 유서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진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수이님의 팀은 이 가치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지인부터 시작해 광범위한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로로 접근했죠. 이 과정에서 개인적인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소속되어있는 다양한 동아리, 커뮤니티를 통해 아포피스 초기 사용자를 구축하려 노력했습니다.
당시에 죽음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서울대 교수님도 찾아가기도 했어요.
저희 서비스에 대한 컨셉을 말씀드리고 죽음에 대해 전달하는 메시지가 의미가 있을까요? 하면서 자문을 구하기도 했죠.
그만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진심이었고 미쳐있었죠.
– 수이님
심지어 입원 중인 친구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내일 죽는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아포피스의 기본 컨셉트를 시험하고 사용자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대담하고 직접적인 접근은 친구로 하여금 한편으론 서운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했지만, 프로젝트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을 보여주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발로 뛰며 직접 만나러가는 열정 덕분에 100명의 초기 사용자를 모으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초기 사용자들은 아포피스의 기본 아이디어에 대한 검증은 물론, 서비스의 방향성과 개선점에 대한 소중한 피드백을 제공해주셨죠.
펀딩과 바이럴로 유저 4만 명을 모았다
고객 인터뷰를 통해 타겟층의 성향을 파악한 수이님은 텀블벅 펀딩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텀블벅 펀딩 자체가 서비스 고객층의 유입을 많이 이끌어온 것은 아니지만, 텀블벅을 통해 사용해본 유저들이 바이럴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포피스 측에서 요청드린 적이 없는데도 SNS에 자발적인 후기를 올려주고 주변에 추천해주기 시작했죠. 특히, 한 유저분께서 올린 틱톡 영상은 바이럴이 크게 되어 한 번에 1만 명의 사용자가 유입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는데요.
첫째, 소규모 프로젝트나 스타트업에게는 사용자와의 직접적인 소통과 함께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요식업과 달리 유저를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못하는 서비스의 경우, 고객 인터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데 초기에 끈끈하게 맺어진 관계는 향후 서비스 개선에 있어 큰 도움이 되죠.
- 자세한 내용은 <제5회 HOCC : 제로투원 첫 아이디에에서 고객까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텀블벅 펀딩이라는 시도가 단순히 자금 조달의 수단을 넘어, 아포피스 프로젝트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되었다는 것은, 다른 스타트업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사용자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초기 단계에서도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아포피스 프로젝트는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아포피스를 통해 얻은 수이님의 제로 투 원
수이님의 창업 여정은 진정한 ‘제로 투 원’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아포피스는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단지 하나의 아이디어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끝없는 노력과 헌신으로, 이 서비스는 죽음이라는 주제로 4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끌어모으며 큰 공감을 얻었죠. 이 성과는 단순히 숫자를 넘어 수이님과 수이님의 팀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많은 이들의 마음에 닿았다는 증거기도 합니다.
“제로 투 원의 여정은 저를 벼려서 세상에 나아가게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죠. 이를 위해선 스스로 믿는 가치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필요해요. 이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기 위해 자신을 벼리는 과정, 그것이 진정한 제로 투 원이라고 봅니다.”
– 수이님
수이님이 전하는 ‘제로 투 원’의 교훈은 제5회 하이아웃풋클럽 컨퍼런스에서 더욱 깊이 이야기 될 예정입니다. 창업가,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양한 분야의 창의적 인재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이 컨퍼런스는 누적 참여자 600명을 넘어서며 찬사를 받은 행사 중 하나인데요.
제5회를 맞이한 HOCC의 이번 주제는 ‘제로투원 : 첫 아이디어에서부터 첫 고객까지’를 주제로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창업의 길을 걷고 있는 분이시거나 창업의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이번 HOCC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귀중한 자산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총 4분의 연사들이 말하는 <제로 투 원 : 첫 아이디어에서부터 첫 고객까지>의 여정은 창업에 필요한 영감과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HOCC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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